중국산 완구류에서 납이 검출돼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난감 가격이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미국의 안전 관리 규정이 강화돼 당장은 완구회사와 소매업체들이 관련 비용을 떠안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비용이 소비자가격에 전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완구업체들은 현재 6.99달러짜리 바비 인형을 내년부터는 7.70달러로, 70달러짜리 유아용 디지털카메라 제품을 80달러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 밖에 다른 장난감 제품들도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인상률은 평균 1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장난감 제품 가격이 한번에 두 자릿수로 오르는 것은 최근 수년간 거의 없었던 일이라면서 물가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AP통신도 인형 가격 인상률은 올 들어 7월까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4.7%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완구업체들은 그러나 안전 검증 강화 조치에 따라 비용이 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다.

미국 2위 완구업체인 '토이 R 어스'는 자사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사설 연구소에 검증을 맡기고 있다고 밝혔고 월트디즈니도 거의 모든 제품의 유해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마텔은 월트디즈니의 라이선스 업체였다.

완구 업계는 아예 유럽이나 국내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추가 비용을 감안할 경우 중국이 자국 보다 더 나을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 상원도 지난주 납 등 유해물질이 함유된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생산된 저가 제품이 물가 압력을 낮추던 시절은 지났다고 평가했다.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서이기도 하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거센 반발이 추가 비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 소비자제품안전관리위원회(USCPSC)이 지난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중 리콜 조치된 중국산 수입품 총액은 4억3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1억5200만달러 보다 두 배 가량 늘었다. 올 들어 2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리콜된 중국산 제품은 총 10억8000만달러에 육박했다.